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58) 고려금속공예 특집 ④ 금동풍탁(金銅風鐸, Gilt-bronze Wind Bell)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 조회수 6654
풍탁은 사찰의 목조건물이나 탑의 처마 끝에 달아 바람에 흔들려 소리가 나게 하는 일종의 종으로 풍령(風鈴), 풍경(風磬), 풍금(風琴) 이라고도 한다. 풍탁은 불교에서 ‘세상 사람들을 깨우친다(警世: 경세)’는 의미를 지닌 도구로서, 소리로 수행자의 나태함을 깨우치는 역할을 한다. 이런 내포된 의미로 인하여 풍탁의 바람판은 종종 물고기 모양으로 제작되어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처럼 수행자 또한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풍탁은 삼국시대에 이르러 불교의 전래와 함께 제작되었다. 특히 백제의 ‘익산 미륵사지 출토 금동풍탁’은 우리나라 종의 기원 양식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시대에는 풍탁이 삼국시대에 비하여 그 형태, 크기, 문양 등이 다양해진다. 특히 크기가 다양해 졌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통일신라시대에는 풍탁이 큰 건축물로부터 시작하여 크고 작은 탑의 장식에 이르기 까지 널리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의 풍탁은 그 위에 새겨지는 문양이 보다 더 다양하고 정교해진다. 표면에 새겨지는 문양으로는 불상, 글씨, 범자(梵字) 및 다양한 투각문양들이 나타나고 있다.
상명대학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6점의 풍탁은 공통적으로 화염문(火焰文)이 풍탁의 4면에 투각되어있으며, 평면이 사각형이고 하단부가 완만한 아치형으로 둥글려 있다. 문양은 불상이 2점, 범자문(梵字文)이 1점에 새겨져 있다. 불상은 좌상으로 그 종류를 구분하는 수인이나 기타 표식이 마모되어 어떤 불상인지 알 수 없다. 6점의 풍탁의 가로 세로 크기는 대략 2~4cm 내외로 큰 건축물 처마에 부착되기 보다는 작은 규모의 불탑에 장식용으로 부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