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만나다 (17)문방사우, 종이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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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붓, 먹, 벼루의 문방사우 중 하나인 종이는 5세기 초 중국의 역사서인 후한서(後漢書)의 기록에 따라 2세기 초 채륜이 나무껍질과 식물성 섬유를 원료로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초기적인 종이 제작 기술을 개량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제지기술은 동아시아는 물론 8세기 무렵에 이르러 중앙아시아와 아랍 지역으로 전파되었고, 유럽으로도 전해져 서적의 전파와 지식의 보급을 가능하게 했다.우리나라에 종이와 제지법이 전해진 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610년 고구려 승려 담장이 종이를 일본에 전했다는 기록이 있어 적어도 7세기보다 이른 시기부터 제지기술이 발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시대에는 대규모 불경 간행 사업이 가능했을 정도로 인쇄술이 발달하여 종이의 생산을 국가적으로 독려했다. 조선시대에 이르면 종이의 수요가 더욱 증가하여 종이의 제작이 국가사업으로 중요시되었으며, 전문장인이 전주, 남평, 남원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종이를 제작했다.
우리나라의 전통종이인 한지는 닥나무 등을 익혀서 벗긴 껍질을 햇볕에 말리고 삶아 죽처럼 만든 후 발로 떠내 말려서 만든다. 닥나무 외에 등나무나 소나무, 뽕나무를 이용하거나 이끼나 해초 등의 다양한 재료를 섞기도 한다. 특히 가는 털과 같은 이끼를 섞어 만든 태지(苔紙)는 매우 질긴 종이로, “문방사우, 보배로운 벗” 전시를 통해 전주에서 제작된 태지가 소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