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만나다 (27)서안(書案)과 경상(經床)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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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書狀)이라고도 불리는 서안은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쓸 때 책상의 용도로 사용된 것이다. 예부터 우리의 생활은 바닥에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坐式)이었기 때문에, 서안의 높이와 크기도 그에 맞도록 낮고 책을 겨우 펼 수 있는 정도의 작게 제작되었다. 또한 서안은 사랑방에서 손님을 마주 대할 때 주인의 위치를 정해주는 역할도 하였다. 서안은 주인의 취향에 따라 그 재질과 형태가 다양하지만, 선비들의 품격에 맞게 대부분 천판(天板ㆍ가구에서 가장 위의 면을 막아주며 마감하는 판)과 다리로 구성된 단순한 모양이 특징이다.경상 역시 책상의 용도로 사용된 서안의 한 종류이다. 원래 사찰에서 스님들이 불경(佛經)을 읽을 때 사용하였으나, 적어도 16세기부터는 사랑방에서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상은 서안과는 달리 천판 양 끝이 두루마리처럼 감겨 올라가고 유연한 S자 모양의 다리가 달린 것이 특징이다. 두루마리처럼 올라간 상의 양 끝은 두루마리 책(卷冊ㆍ권책)이나 병풍처럼 접힌 책(摺冊ㆍ접책)이 굴러 떨어지는 것을 막아 주었다. 또, 서랍이나 측널에는 안상무늬(眼象文ㆍ코끼리 눈 모양)나 여의두무늬(如意頭文ㆍ승려가 설법할 때 지니는 막대의 머리를 장식한 영지 모양의 무늬) 등을 새기고 다리는 풍혈(風穴ㆍ물건의 둘레에 구멍을 뚫거나 새겨 붙이는 장식기법)로 장식한 것이 많다. 소나무로 만들어진 이 경상은 붉은 빛을 띠고 있고 화려한 무늬가 조각 되어 있으며, 세 개의 서랍이 달려 있어서 실용적인 것이 특징이다.